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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1시에 누웠지만 2시에 잠이 들었다.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야지 다짐하며 칼같이 퇴근해 집에 왔다. 할 일이라고는 마침 다 읽은 책 한 권을 기록해두는 거였고, 워낙 인상적으로 읽은 터라 추르륵 마무리 짓고 10시면 자겠구나 생각했다. 나는 요즈음 햇빛에 민감한데, 그래서 종일 햇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햇볕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되뇌고 있었다. 사무실 컴퓨터의 배경화면도 푸른 잔디가 깔린 공원 사진으로 바꾸어 놓았다. 햇빛이 그리워, 녹음이 그리워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이 원인이었나 보다. 갑자기 블로그 타이틀이 거슬렸고 왜인지 파리에서 보았던 소르본 대학이 생각났다.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는 허영 때문인지 말도 안 되게 고향에 온 느낌이 들어 스스로 우스워했던 기억도 났다. 하지만 소르본 대학 앞의 청년들에 대한 동경이, 동경 자체만으로 그리워졌다. 흐릿한 날에 쌀쌀하기까지 한데 어쩐지 그 때의 이미지는 나에게 햇빛. 주변은 온통 공사판이었음에도 그 곳은 소음이 묻힌 느낌이었다. 갑자기 햇볕이 쨍하고 구름 사이로 내비쳤을 때처럼. 더불어 내게 평안을 주는 Jose Gonzales의 음악 세 곡을 걸었다. 가장 유명한 Heartbeat은 오래 전에 구매해둔 것인데, 다른 두 곡이 외로워보여 같이 걸었을 뿐이다. 사진을 찍을 때의 기분과 잘 어울리는 곡은 Cycling Trivialities. In Our Nature의 가사는 내가 지향하는 요즈음의 마음 상태이므로, 또 그 때에도 갖고 싶었던 마음 상태이므로 함께. 이번엔 정말 봄까지 유지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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