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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밴 회사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모두 듣고 나니 마지막으로 직원이 물어왔다. 오늘 목적지는 어디냐고. 첫 날 목적지는 예정되어 있던 “테카포”였는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데카포”라는 어눌한 발음으로 대답했다. 말하고 나서야 잘못 말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직원은 용케도 네비게이션에 Tekapo의 스펠링을 찍고 있었다.
첫날 목적지를 테카포 호수로 잡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행 전 주워들은 남섬 일정표들을 보면 첫날 숙박지로 이곳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하루 이동거리로 적당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 듯 했다. 캠퍼밴 회사에서 테카포 호수까지의 거리는 220Km, 시간으로는 3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니 운전에 적응하면서 이동하기에 딱 좋은 셈이다.
게다가 테카포는 선한 양치기의 교회가 있어 들러 보기로 한 곳이니 다른 곳을 찾을 이유 또한 없었다.
선한 양치기의 교회는 1935년에 완공된 것으로 선한 양치기는 원래 이곳 주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붙여졌다 한다. 이 교회의 볼거리는 교회 내부에 있는 창문. 교회 맨 앞에 제단 대신에 테카포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이 있어 풍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크라이스트 처지에서 한 시간 가량 운전을 해서 비좁은 길에서 벗어나니 뉴질랜드의 넓은 자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목장, 자연 그대로 훼손되지 않은 산과 강, 해가 저물어가는 서쪽 하늘의 불은 노을 빛까지 테카포로 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테카포는 저녁 무렵이었다. 다음날 교회를 찾았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 했다. 교회를 찾은 시간이 하필 일요일 예배 시간이었던 것. 교회 내부는 출입이 통제되어 들어갈 수 조차 없었다. 당연히 기대하고 있던 창문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모습으로만 볼 수 있었으니 아쉬움 그 자체였다. 그렇다고 문 열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니 방법이 없었다.
대신 교회 창문으로 내려다 보이는 테카포 호수로 다가갔다. 넓은 호수에 서 있으니 발 앞으로 밀려오는 물살이 꼭 파도처럼 보이는 게 바닷가 백사장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호수 너머에는 눈 쌓인 알프스 산맥이 가지런히 자리해 사진 속 풍경을 바라보는 듯 했다. 이제 뉴질랜드의 자연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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